<앵커>
우리 군은 17년째 한국 전쟁 전몰용사들의 유해를 발굴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건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유족들의 DNA 채취가 쉽지 않아서라고 하는데 현충일을 맞아서 국립현충원에서 DNA 채취작업이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74살 안순지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경찰관으로 참전했다 전사한 겁니다.
여태 유해도 찾지 못했는데, 오늘(6일)에서야, 전사자 유족을 대상으로 한 DNA 시료 채취에 동참했습니다.
[안순지/74세 : 지금 (DNA 시료 채취)했어요. 아버지가 (어머니) 꿈에 나타나서 '나는 피 묻은 옷을 입어서 저승에 못 간다 ' 그러더래.]
2000년부터 시작된 유해 발굴단 작업으로 찾은 유해는 9,113구, 하지만 이 중 신원이 확인된 건 1.2%인 113명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단 4구 만 가족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강숙자/76세 : 묘 하나 없는 게 그렇게 아주 답답해요. 귀한 오빠인데. 우리 엄마가 외아들을 가슴에 묻다가 돌아가셨는데….]
유가족의 DNA를 채취해 유해와 대조해야 하는데 DNA 채취 자체가 지금껏 23%에 그치고 있었던 겁니다.
한해 할 수 있는 채취 작업은 많아야 5천 건에 불과합니다.
어떻게든 더 많은 유족의 DNA를 채취하고 싶지만, 기념일에 참배 간 유족을 만나는 것 외에는 기회가 제한적입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 가운데는 발굴도 하지 못한 유해가 12만구, 발굴했지만 신원 확인을 못 한 경우가 9천구에 이릅니다.
유족들의 연령과 유해와 함께 묻혔을 단서들의 훼손속도를 고려하면 앞으로 5년이 신원 확인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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