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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 범죄"…거리로 쏟아진 분노 물결

<앵커>

오늘(20일)도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살인사건 피해 여성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이번 사건을 한 정신질환자가 벌인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나는 운 좋게 죽지 않았다", "여자인 저도 당신을 지켜주지 못 해서 죄송합니다", "女자라서 숨 쉬는 것도 어렵다" 여성 혐오에 대한 분노, 약자에 대한 보호막이 부족한 현실에 대한 자괴감, 이런 공감대가 추모의 상징인 이 장소로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여성 살해 피의자 김 모 씨가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이후 남성 6명이 잇따라 화장실에 들어갔지만 아무 일 없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 여성이 화장실로 들어간 뒤,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김 씨가 화장실에 숨은 뒤 화장실에 들어간 첫 여성이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가 정신질환자이기에 여성 혐오 범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성이기에 피해자가 된 사건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김지혜/경남 밀양시 : 자기가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여성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살인을 한 거잖아요.]

[정재훈/서울 강동구 : (분노를) 불특정 여성에게 표출을 한 것 같습니다. 여성 혐오 범죄가 맞다고 생각이 들어요.]

지난 2000년대 중반 처음 등장한 '된장녀'부터, 지난 2013년 말 '김치녀' 대자보 논란까지, 특정 성에 대한 혐오가 개념화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살인과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은 2000년 70%대에서 2013년엔 90%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여성 혐오가 실제 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이 추모 열기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결국 이것은 성차별 사회에서 구조적 폭력의 문제가 아닐까라고 여성들이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이제 추모 물결은 강남역을 넘어 부산과 대구 등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약자가 느끼는 두려움의 공감대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영상취재 : 제 일·배문산·신동희 KNN,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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