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정육점 주인이 고기 훔친 이유…씁쓸한 절도

<앵커>

대형 마트에서 고기를 1천만 원어치 넘게 훔쳐온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잡고 보니 이 남성의 직업은 정육점 주인이었습니다. 대체 고깃집 주인이 왜 고기를 훔친 걸까요?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정육 판매대입니다.

한 남성이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주섬주섬 카트에 담습니다.

이 마트에선 최근 1년 동안 이 남성만 나타났다 하면 항상 고기 수량이 부족해졌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잠복해 살펴보니 기막힌 수법으로 고기를 훔쳐 왔습니다.

피의자는 보시다시피 CCTV가 있는 곳에서는 손님인 것처럼 가장해서 카트에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담았습니다.

그런 뒤 야채 판매대에서 상추가 담긴 상자를 가져와서, 상추를 일부 빼고 대신 고기를 숨겨 상추인 것처럼 계산해 온 겁니다.

계산대에선 고기를 숨긴 상자 위에 쌀과 생수 다발을 올려놓는 수법으로 무사통과했습니다.

보통 무거운 제품은 카트에 담은 상태로 계산한다는 걸 노렸습니다.

범행도 갈수록 대담해졌습니다.

[정승준경사/서초경찰서 강력2팀 : 삼겹살이나 목살 등 저렴한 고기만 갖고 나가다가 나중에는 한우 등심 등 고가의 제품을 가지고 나가게 됐습니다.]

47살 이 모 씨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 1년 동안 81차례에 걸쳐 고기 1천300만 원어치를 훔쳤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훔친 고기를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는 경찰에서 회사에 다니다 5년 전 정육점을 열었지만 판매할 고기를 살 수도 없을 정도로 장사가 안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지웅)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