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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겨운 피난 생활…죽음 부른 '차량 난민'

<앵커>

구마모토 피난민 가운데 상당수가 차에서 대피 생활을 이어가는 이른바 '차량 난민'입니다. 좁은 차 안에서 장시간 지내다보니 소위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도쿄 최선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구마모토 현청 로비입니다.

구호물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길은 끊어지고 인력도 모자란 상황, 피난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쿠부/자원봉사자 : 우리끼리 협력해서 물자를 받고 있는데, 먹을거리가 아주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미 만원, 대신 주차장은 비어 있다."라는 안내문이 내걸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피소 주차장이나, 아예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고 차에서 생활하는 이른바 '차량 난민'이 부지기수입니다.

하지만 좁은 차 안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다 보니, 고령자들의 2차 피해가 심각합니다.

항공기 일반석에서 장시간 앉아 있을 때처럼 심각한 혈액순환 장애, 이른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이틀 새, 18명이 병원에 실려와, 50대 여성을 비롯해 2명이 숨졌고 1명은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기타카미/구마모토병원 의사 : (차에) 앉아서 자면 심장 위치보다 여기(다리)가 낮아지게 되죠. 혈액이 흐르지 못하고 다리에 머무르게 됩니다. 혈전이(혈액 응고 덩어리) 생기기 쉽습니다.]

물을 자주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차량 난민 :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아파요. 조금 전에도 약 먹었습니다. 길어지면…(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가능성이 있겠네요.]

오늘(19일)부터는 자위대와 자원봉사자들까지 구호품 전달에 투입됐습니다.

나흘 만에 구마모토 공항이 일부 운항을 재개했습니다.

신칸센도 복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피난 생활에 숨통이 트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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