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뺑소니 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처벌받는 게 두려워서 후배에게 대신 자수를 하게 했는데, 어떻게 들통이 나게 됐는지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는 차량이 차선을 갑자기 바꿉니다.
그리고는 유턴을 하려는 듯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꺾었는데, 그만 뒤따라오던 차량과 그대로 부딪칩니다.
지난달 29일 밤 10시쯤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33살 박 모 씨는 앞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걸 보고 갑자기 유턴을 시도하다가 뒤차와 부딪쳤습니다.
곧바로 뺑소니친 박 씨는 친한 후배인 31살 고 모 씨에게 전화를 걸어 대신 자수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고 씨는 순순히 선배 박 씨의 부탁을 받아들여 근처 파출소로 가서 자수했지만,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큰 사고를 냈는데도, 운전자라고 한 고 씨의 몸 상태가 멀쩡했던 겁니다.
[송민기/파주시 교하파출소 순경 : 고 씨에게 다친 곳이 있냐고 물어봤을 때, 다친 곳이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게다가 고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01%에 불과했습니다.
진짜 운전자였던 박 씨는 결국, 사고 1시간 40분 만에 붙잡혔습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59%였습니다.
경찰은 박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거짓 자수를 한 고 씨도 범인 도피 혐의로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