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발굴부터 수난 '서봉총'…90년 만에 재조사

<앵커>

화려한 봉황 장식의 신라 시대 금관은 달린 보물 339호 서봉총 금관입니다. 일제 강점기 때 출토됐는데, 갖가지 수난을 당한 것으로 더 유명합니다. 발굴 당시 일제에 의한 졸속 발굴이라는 비판도 받았는데요, 이런 서봉총 발굴 조사가 90년 만에 우리 손으로 다시 이뤄집니다.

장세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26년 봉황 금관 발굴 당시, 무덤에서 금관을 꺼내 올린 사람은 엉뚱하게도 스웨덴 황태자였습니다.

조선 총독부가 서구 열강의 환심을 얻기 위해 일본 여행 중이던 고고학자 출신의 황태자 부부를 경주에 초대한 겁니다.

[박임관/경주학연구원장 : 스웨덴(서전)의 '서'자를 따고 금관 꼭지에 있는 봉황의 '봉'자를 따서 서봉총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죠.]

발굴 작업의 의도부터 불순했습니다.

당시 경주 철도 차고지 건설에 쓸 매립토가 필요했는데, 총독부는 서봉총 봉분토를 내주는 대신 공사장 인력을 공짜로 데려다 썼습니다.

당시 일제가 서봉총의 흙과 자갈을 철도 공사용으로 넘겨버린 탓에 다른 고분들과 달리 서봉총에는 봉분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일제는 1935년 서봉총 금관을 평양에 가져가 전시회를 열었는데, 당시 일본인 박물관장이 술자리에 나온 평양 기생에게 금관을 씌우고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기구한 역사를 지닌 서봉총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11일부터 재발굴 조사에 들어갑니다.

[이영훈/국립중앙박물관장 : 발굴에 들어가기 전에 지하 물리탐사 등을 시행해서 지하구조를 미리 파악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장품을 찾아내는 데 급급했던 90년 전과 달리, 고분 축조방식 등 신라 고분의 구조와 변천을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유동혁, 영상편집 : 신호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