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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했어요" 거짓 출근…취준생의 안타까운 유서

<앵커>

청년들의 취업난 문제, 이제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꿈과 희망까지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이 시대 슬픈 청년들의 이야기.

정혜진 기자의 보도로 보시죠.

<기자>

지난달 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취업준비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취직했다는 건 거짓이고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유서 한 장을 남겼습니다.

숨지기 전 1년 동안 매일 아침 거짓 출근을 했고, 부모님께 드린 월급 2천만 원은 사실은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유서에) 부모님께 기대만큼 하지 못해서 죄책감이 들고 죄송하다, 자기는 출근해서 밖에서 배회하다 결국은 집에 들어온 것밖에 없다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2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한 끝에 신용불량자가 돼버린 한 청년은 자전거 도둑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전거 절도' 20대 피의자 : (직장이) 잘 안 구해졌습니다. 생활고 때문에 훔쳤습니다. 직장이 잘 안 구해져서 그랬습니다.]

반지하 방에서 세상과 단절한 채 지내다가 숨진 지 3주 만에 발견된 장기 실업자도 있었습니다.

[이웃주민 : 예전에는 좀 통통하셨다는데, 돌아가셔서 발견됐을 때는 몸무게가 많이 빠지셔서 돌아가셨다고….]

일기장에는 "라면 살 돈도 없어 더 살다가는 범죄자가 될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이렇게 일자리를 찾는 데 실패하면서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줄어드는데, 2,30대 남성에서만 늘어나는 건 취업난 탓이라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해 연간 청년 실업률은 9.2%로 통계 기준이 바뀌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 청춘들이 살아갈 꿈마저 포기하는 사회에 과연 희망이란 있는 것이냐고 청춘들은 아프게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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