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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상자 깔고 새우잠…난민촌 된 제주공항

<앵커>

어제(24일)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지난 사흘 동안 제주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에 아수라장 그 자체였습니다. 1천700여 명이 차가운 공항 바닥에서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고, 먹을 것, 마실 것까지 부족했습니다. 

난민촌을 방불케했던 제주공항의 상황을 정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행기가 한 편도 뜨지 않은 어젯(24일)밤 제주 공항의 청사 안이 승객들로 꽉 찼습니다.

승객들은 공항 바닥에서 쪽잠을 청해 봅니다.

행렬은 이어져 1천 700여 명에 이릅니다.

짐수레에 기대 잠을 자는 승객도 있었습니다.

[박성연/경기도 부천시 : 첫날은 맨바닥에서, 그때는 스티로폼도 안 나눠 줬어요. 그냥 맨바닥에서 박스 구해다 깔고 자고.]

음료와 빵이 제공됐지만 금세 떨어졌고 편의점 음식물 진열대도 바닥났습니다.

[조지원/서울 송파구 : 김밥 같은 거 아무것도 없어서 초콜릿이랑 이런 거 먹으면서 내일 아침까지는 기다려보려고….]

근처의 숙소를 잡으려 해도 일찌감치 동나 공항 신세를 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대환/경기도 용인시 : 숙소를 먼저 구하는 게 관건이어서 전화를 20통 정도 했는데 다 만실이더라고요.]

한 주가 시작하는 오늘 중요한 일정이 있던 승객들은 속이 더 타들어갔습니다.

[탑승 지연 승객 : 23일 날 12시 20분 비행기였는데, 28일 날 간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항의 소동도 벌어졌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항공사에서 배정한 숙소에서 투숙을 거부당했다며 거칠게 항의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났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하성원 JIBS, 영상편집 : 현길만 JIBS, 영상제공 : 제주도민일보·최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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