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에 젖은 돈을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불에 탑니다. 그리고 돈은 종이가 아니라 면이라서 습기에 약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훼손돼서 버려진 돈을 다시 만드는 데 560억 원이 넘는 아까운 세금이 들어갔습니다.
손승욱 기자입니다.
<기자>
모르고 빨래와 함께 세탁기에 넣어 돌리다 하얗게 변한 지폐입니다.
[양광모 대리/신한은행 : 민망해하시면서 세탁기에 모르고 돌려가지고 손상이 됐는데 바꾸러 왔다.]
젖은 돈을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넣었다가 불에 탄 지폐, 땅속이나 장판 밑에 보관하다가 곰팡이가 핀 지폐도 있습니다.
[박종남 과장/한국은행 발권국 : 은행권 지폐는 종이가 아니고요. 100% 면섬유입니다. 땅속에서 장기간 보관하게 되면 습기가 찹니다.]
이렇게 훼손이 심해서 지난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화폐가 금액 기준으로 3조 4천억 원 가까이 됩니다.
전년보다 4천억 원 늘어난 것입니다.
폐기된 금액만큼의 화폐를 다시 만드는 데는 563억 원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훼손됐다고 해서 무조건 버려서는 안 됩니다.
덩그러니 절반만 남은 1만 원권.
[권미래 주임/국민은행 : 접었다 폈다 하니까 반이 찢어졌는데, 한쪽을 잃어버리시고 이제 반쪽만 가지고 계셨어요. (바꿔줍니까?) 반이 있으면, 만 원의 2분의 1인 5천 원을 저희가 다시 돌려 드려요.]
한국은행은 훼손된 지폐의 경우 면적의 75% 이상이 남아있으면, 전액 교환되지만 40%~75% 사이면 반값만 쳐주고 40% 미만이면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