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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뚫린 겁니다"…울고 웃게 만든 '말'

<앵커>

올 한 해도 우리 사회는 말에 웃고, 말에 울고 또 분노했습니다.

2015년 대한민국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말들을 조기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베테랑' 中 :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된다 그랬어요.]

약자를 억압하는 강자들의 갑질은 현실에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이가 없네.]

정작 어이없어한 사람들은 갑의 횡포에 분노하고 있는 대중이었습니다.

농성 중인 교수들에게 재단 측 전 대기업 총수가 던진 말과

[박용성/전 두산그룹 회장 :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중견기업 사장이 여성 연예인에게 내뱉은 말은

[이규태/일광공영 회장 : 목 따서 보내버릴 수가 있어. 불구자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어.]

누구든 그 협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섬뜩함을 안겼습니다.

메르스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에는 기가 막혔습니다.

[정두련/삼성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 (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입니다. 이것은.]

[보건복지부 : 낙타와 밀접한 접촉을 피하고, 익히지 않은 낙타 고기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정부가 내놓은 예방책에는 낙타가 삼겹살이냐는 냉소가 나왔습니다.

[박상욱/세월호 구조 123정 승조원, 12월 14일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 애들이 어려서 철이 없어서 그런지 위험하다는 걸 못 느꼈는지….]

[김일곤/트렁크 시신 사건 피의자 : 나는 잘못한 게 없고, 나는 살아야겠다고!]

반성을 모르는 뻔뻔함에 피해자들의 상처는 덧났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분노했습니다.

[이애란/'백세인생' 노래 : 못 간다고 전해라.]

대놓고 말 못하는 소시민들은 쉽고 간결한 유행어에서 위안을 찾았습니다.

[여기 굉장히 많죠. 안 먹어봤어유?]

분노하기보다 손을 내민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말은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집니다. 같이 갑시다.]

반목과 분열이 일상화된 우리 사회에 묵직한 울림을 던졌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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