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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빼곡한 메모…가장 오래된 '한글 손글씨'

<앵커>

한자로 인쇄된 불경의 여백에 가느다란 붓으로 정교하게 쓴 한글의 손글씨가 보입니다. 마치 현대 학술 서적에 달린 각주와도 같은 모양새인데요, 1443년 훈민정음이 창제된 지 불과 십수 년 뒤에 쓰인 손으로 쓴 가장 오래된 한글 자료가 발견됐습니다.

장세만 기자가 소개하겠습니다.

<기자>

조선 태조 때 편찬된 불교 경전 능엄경입니다.

책의 여백 곳곳에 정교한 손 글씨로 빼곡하게 직접 쓴 메모 구절들이 보입니다.

1461년 조선 세조 때 능엄경 한글 번역본이 금속활자로 인쇄됐는데, 한글 번역 작업을 하느라 책 곳곳에 메모를 남긴 거로 추정됩니다.

가느다란 붓으로 본문의 한자 주석을 써놓았거나, 관련된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정각/일산 원각사 주지 스님 : 현대식으로 보면 각주 형태로써 그 중요 내용들을 그 위에다가 써놓는 예를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잘못된 메모를 수정하기 위해 한지를 덧붙여 놓은 곳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한글 손 글씨는 1464년 오대산 상원사 중창 권선문이었습니다.

이보다 최소 3년에서 십수 년 먼저 쓰인 자료로 추정됩니다.

[정재영/한국기술교육대 교수 : 훈민정음을 창제한 직후에 우리말의 다양한 표기법이나 용례 등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국어사에서 아주 높습니다.]

특히 신라 시대 때부터 시작된 한문의 우리말 표기법의 변천도 드러나,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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