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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나타난 '쌀 할아버지'…대 이은 기부

<앵커>

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을 돕는 기부는 가장 아름다운 배려의 모습입니다.

꾸준히 남을 도우면서도 자신은 결코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운 기부천사들의 이야기, 정성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작년 4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80대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굶는 노인들 식사나 챙겨달라며 평생 모은 재산 29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하고도 노인은 신원 공개만큼은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이런 분이야말로 신원을 공개해서 사회적인 귀감이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분께서 익명을 요청하시면 익명을 지켜드려야 합니다.]

충북 제천엔 겨울이 오면 연탄 기부천사가 나타납니다.

벌써 13년째입니다.

[정태영/제천시 사회복지과 주무관 : 1천만 원 정도의 연탄을 연탄공장에서 구입한 다음에 그 연탄 공장이 있으니까, 보관증을 저희한테 전달해주시는 겁니다.]

대구에는 쌀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2003년부터 매년 쌀 2천 포대를 트럭에 싣고 와서 공원에 놔두고 사라집니다.

그런 할아버지가 지난해 세상을 떠났지만, 기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기부가 끝났겠네요?]

[권종기/대구 수성구 희망복지지원단장 : 자제분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기부를 계속합니다.]

15년 동안 4억 원 가까이 기부한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는 해마다 현금과 저금통을 놓고 가는데, 007작전을 방불케 합니다.

[박경선/노송동 주민센터 행정계장 : 순간적으로 놓고 가는 것 같습니다. 전화가 딱 와. 세탁소 바로 옆에 차가 있는데 그 차 바퀴 앞에다 놨으니까 빨리 가져가라고 전화가 오면 우리가 가서 가져오죠.]

[신영재/주민 : 전화하는 것은 봤는데 건성으로 봤어.]

[인상착의는 아는 분은 아니고요?]

[이 동네 사람은 아닌 게 맞아.]

기부천사들은 기부하는 기쁨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상락/64, 신월동 기부천사 : 돈이 나가서 억울하다 서운하다 그런 생각이 안 들고 내가 좀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생겼구나. 그런 생각하면 굉장히 뿌듯하죠.]

나부터 시작하는 배려가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는 믿음이 새해에는 더 멀리 퍼져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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