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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입은 웨딩드레스…특별한 회혼식

<앵커>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회혼식이라고 하는데 아주 특별한 회혼식이 열렸습니다. 6.25 전쟁 직후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참전 용사 12쌍이 그 시절의 한을 60년 만에 풀었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6·25 참전 용사인 박태제 할아버지는 제대 직후인 1955년 아내를 만나 결혼했지만, 사진 한 장 찍은 게 전부였습니다.

지난 60년간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금실 좋은 노부부였지만,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웨딩드레스 입혀주지 못한 게 못내 미안할 따름입니다.

[안영분/83세 : 돈 벌어서 애들 가르치고 일 다니고 장사하고, 그러느라고 (결혼을) 못했어요.]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식'.

박 할아버지처럼 6.25 전쟁 직후 결혼한 참전 용사 12쌍이 오늘 합동 회혼식을 가졌습니다.

결혼 60년 만에 비로소 하얀 웨딩드레스를 걸쳐 입은 할머니는 곱디고왔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마냥 설레이기만 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꿈에도 몰랐는데 밤에 잠이 안 왔어요.]

올해 93살로 최고령자인 김창도 할아버지는 '60년의 행복한 동행'이란 제목의 편지로 아내에게 고마움을 담았습니다.

[김창도/93세, 6·25 참전용사 : 그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어쩌면 당신을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 것인지 모르겠소. 당신 처음 만났을 때 그 소녀 같은 모습이 나에게는 아직도 선명한데….]

(영상취재 : 김대철,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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