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심각한 가을 가뭄으로 충남지역 8개 시·군에서 수돗물 제한급수에 들어갔죠. 그런데 상당량의 수돗물이 땅속으로 줄줄 새고 있는 거로 조사됐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는 상황인데 이유가 뭔지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정집으로 연결된 수도관 틈새에서 수돗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약해진 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해 깨진 겁니다.
물 한 방울이 아쉬운 주민들은 속이 상합니다.
[박정래/주민 : 어지간히 샜다고, 처음에는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자꾸 많이 나오더라고.]
자치단체는 새는 곳만 땜질 식으로 응급 보수하고 있습니다.
재정이 열악해 전면 교체할 예산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선희/보령 상수도사업소 직원 : 예산이 없다 보니까 임시 응급복구만 해서 이런 피해가 많이 납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2주째 제한급수가 진행 중인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의 평균 누수율은 24%에 이릅니다.
예산과 서천, 태안은 30%가 넘습니다.
밑 빠진 독처럼 허비되지만 않아도 20% 제한 급수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전국 상수도관 18만km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 상수도관은 30.6%인 5만 5천km에 이르는 것으로 환경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군지역의 사정이 심각해 2013년 전국 군지역 누수율은 특별시와 광역시에 비해 5배나 높습니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들은 "상수도관 교체를 자치단체 사무라고 한정하면 누수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며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