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험금을 노린 방화 살인범으로 몰려서 20년째 복역 중인 재일동포에 대해 일본 법원이 재심 결정을 내렸습니다. 20년에 걸친 어머니의 법정 투쟁이 이끌어낸 결정입니다.
도쿄에서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1995년 7월, 오사카 한 가정집 주차장에서 불이 나 11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숨졌습니다.
일본 경찰은 아이의 어머니 아오키 씨와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 동거남 박용호 씨를 딸 명의 보험금을 노린 방화 살인범으로 지목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형이 내려졌습니다.
그로부터 박 씨 어머니의 20년에 걸친 법정투쟁이 이어졌습니다.
유일한 증거였던 박 씨의 자백은 앞뒤가 맞지 않았고, 고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사건발생 16년 만에 검찰의 재현 실험을 이끌어냈습니다.
박 씨 자백에는, 가솔린 7리터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30분 뒤 태연하게 다른 가족들만 데리고 피신했다고 돼 있지만, 실험 결과 불은 순식간에 번질 뿐이었습니다.
자연발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잇따랐습니다.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라는 서명 운동도 이어졌고, 보통의 부모로 돌아가고 싶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아오키 씨의 편지도 공개됐습니다.
결국, 20년 만인 오늘(23일) 오사카 법원은 재심 결정과 함께 형집행 정지도 명령했습니다.
[다행이다. (잘 됐어요.)]
[박용호 씨 어머니 : 제 아들은 무죄기 때문에, 거짓 자백을 해명할 수 있다고 믿고 지금까지 싸워왔습니다.]
일본 사회도 대표적인 억울한 사건으로 소개하며 남은 최종 재판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박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