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땅에 묻지마세요" 6살 예맨 소년의 절규

<앵커>

"저를 땅에 묻지 말아주세요."라고 외치던 6살 소년의 목소리가 전 세계를 울리고 있습니다. 내전이 일어난 예멘에서 폭격에 머리를 다친 이 소년은 아마 죽음이 뭔지도 모를 나이지만 주변에서 사람들이 다치고 또 땅에 묻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그렇게 될까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 소년이 결국 숨을 거두면서 예멘 내전을 멈춰야 한단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정규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한 소년이 울먹이며 호소합니다.

[제발 저를 땅에 묻지 말아주세요. (살려주세요.)]

이제 6살인 파리드 샤위키는 집이 폭격을 받아 팔과 머리를 다쳤습니다.

죽어서 캄캄한 땅속에 묻히는 게 너무 두려웠던 겁니다.

샤위키는 머리에 박힌 폭탄 파편을 다 제거하지 못해 며칠 뒤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샤위키의 부모는 무덤에 묻히기 싫다며 애원하던 어린 아들을 차디찬 땅속에 남겨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샤위키의 사연은 무관심했던 예멘 내전의 참상을 알리는 도화선이 됐습니다.

전쟁의 잔혹함을 비난하며 샤위키의 마지막 말인 'Don't bury me'를 해시태그로 단 트윗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사우디를 주도한 아랍 동맹군이 후티 반군을 공격하면서 예멘의 내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습니다.

알카에다에 이슬람 국가 IS까지 세력 확대에 나서 최악의 혼란에 빠졌습니다.

최근 6개월 동안 민간인만 2천3백 명이 숨졌고 그중 5백 명이 어린이었습니다.

지난 9월 터키 해변에서 숨진채 발견된 시리아 꼬마 난민 소년 쿠르디에 이어 예멘 소년의 안타까운 죽음은 중동 내전의 참상을 다시한번 일깨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