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참치나 햄 통조림은 추석 선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철로 만든 뚜껑이 상당히 위험해서, 아직도 통조림 뚜껑을 딸 때 상처를 입는 사람이 많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식당을 하는 김용석 씨는 통조림을 딸 때마다 겁이 난다고 합니다.
다섯 달 전 햄 통조림 따다가 새끼손가락을 베였기 때문입니다.
[김용석/식당 업주 : 철에 베이니까 물 닿는 것도 힘들고, 통증이라든가 고통도 심하고. 공포감을 느낀다니까요.]
소비자원에 따르면 시민들이 통조림을 다룰 때 손이 베이거나 찢기거나 긁히거나 하는 등, 사고가 난 경우가 3년 동안 800건이 넘습니다.
사고의 대부분은 참치 캔을 다루다 발생했습니다.
철로 만든 통조림 뚜껑의 강도는 상당합니다.
당근이나 오이, 무와 같은 채소는 물론, 생고기와 게 껍데기도 쉽게 썰립니다.
캔맥주 캔커피 용기뿐 아니라 고무호스와 타이어까지 잘립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소비자원은 알루미늄 포일 재질을 적용해 안전한 뚜껑을 만들어 쓰라고 3년 전 통조림 업체들에게 권고했습니다.
외국에선 흔한 안전 뚜껑이지만, 국내 업체들 가운데 전면 도입한 업체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안전 뚜껑' 미적용 업체 : (생산) 단가가 올라가거든요. 저희도 '주의 문구' 같은 거 다 집어넣었고…. 전체 통조림 생산량에서 손 다치는 분들 비율을 보면 굉장히 적어요. 100건, 200건 때문에 (뚜껑을) 바꿀 순 없는 거고요 사실은.]
위험한 뚜껑을 바꾸지 않아도 물건 파는 데 별 영향이 없다는 실리적 계산보다는, 소비자의 안전을 우선 고려하는 기업 문화가 아쉽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설민환, 영상편집 : 박선수, CG :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