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한류 붐을 이어 가겠다며 2천억 넘게 들여 지은 첨단 방송제작 시설, 빛마루라는 곳이 있습니다. 현재 절반도 가동되지 않고 있고, 정작 이 곳을 이용해야 할 방송 제작자들은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모릅니다.
윤창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빛마루 건물입니다. 문체부와 미래부가 영세 방송제작자들에게 싼값에 시설을 제공하겠다며 2천200억 원을 들여 지었습니다.
평일 대낮, 분주해야 할 방송센터엔 사람 찾아보기가 어렵고, 지하상가는 텅텅 비어 있습니다.
[빛마루 관계자 : 세금 내고 와서 쓰실 분 계속 모집을 하는 데, 계속 유찰이 돼요.]
80억원에 사들인 중계차 2대는 놀다시피 하고 있고, 송출 시설 가동률은 10%에 불과합니다. 3D와 가상현실을 제작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버추얼 스튜디오는, 개관 2년 동안 겨우 닷새 동안만 사용됐습니다.
[빛마루 관계자 : 작년, 재작년 '아바타'할 때만 해도 3D가 필요하다고 해서 시설을 했는데, 문을 여는 시점에서는 사양산업이 돼서요. 기존에 해놓은 시설은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빛마루가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작사들이 밀집한 마포, 여의도 등지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마감 시간에 쫓기는 제작자들이 버스 노선 하나 없는 빛마루까지 찾아갈 이유가 없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빛마루' 존재 자체를 모르는 제작자들도 많습니다.
[독립제작사 관계자 : 제작할 때 '빛마루'라는 곳이 있다고 하면 (연출자들이) '그게 뭔데?'라고 얘기해요. 많은 동료들이 모릅니다.]
[유재중/새누리당 의원, 국회 교육문화위 소속 : 잘못된 경제성 분석, (가동률) 50% 미만으로 운영이 되고 이런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빛 마루 정상화에 대한 묘안이 없는 상황에서, 문체부는 대전에 8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비슷한 시설을 또 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