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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겨눠 '장난' 태연히…생명 앗은 기강 해이

<앵커>

어제(25일) 서울 외곽의 한 검문소에서 경찰관이 실수로 쏜 총에 의경이 맞아 숨지는 일이 있었지요? 그런데
사고 경위를 보면 어떻게 총기 관리를 이렇게 해 왔는지 불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54살 박모 경위가 총을 쏜 곳은 의경들이 지내는 생활관 안이었습니다.

박 경위는 의경들을 보고 "나만 빼고 간식을 먹느냐"며 권총을 꺼내 들었습니다.

경찰 경력 27년인 박 경위는 전에도 권총으로 2~3차례 장난을 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 경위는 격발을 방지하는 방아쇠 울 안의 고무 장치를 떼 내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한상훈/은평경찰서 형사과장 : 본인이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첫 발을 쏘면은 그 공격발(빈 격발)이 되는 걸로 그렇게 인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박 경위가 총기 사고를 낸 권총과 같은 기종인 38구경 리볼버 권총입니다.

엄지 손가락으로 장전을 하면 탄창의 1시 방향에 있는 총알이 약실로 들어가 격발 대기 상태가 되는데, 박 경위의 권총에는 규정과 달리 여기에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홍현택/사격 전문가 : 탄창이 돌아가기 때문에 약실에 공포탄이 들어가는지 실탄이 들어가는지 육안으로 확인을 해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찰 규정대로 됐다 해도 공포탄이 나가게 돼 있는 상황.

공포탄도 가까운 거리에서 맞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료의 가슴에 경찰이 총을 겨눈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상대의) 대퇴부 이하를 향하게 돼 있죠. 그 다음에 발사를 해도 공포탄이 먼저 나가는 것이 원칙적인 규정으로 돼 있었는데 모두 도외시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죠.]

사고가 난 검문소에서는 지난 3일 30살 최 모 일경이 탈영한 뒤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근무 기강을 더욱 엄정히 해야 할 때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총기 사고로, 내년 1월 전역을 앞둔 청년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하 륭,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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