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에 버린 양심…쓰레기 전쟁에 몸살

<앵커>

더운 여름 시원한 바닷가로 떠나자 했는데 온통 쓰레기 천지입니다. 지금 버리는 사람 치우는 사람 따로 인거 보이시죠. 맛있게 잘 먹고는 이대로 그냥 가버리는 겁니다. 모래 속에 쓰레기를 몰래 숨겨놓는 얌체족도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밤늦은 경포 해변에 피서 인파가 가득합니다.

젊은이들이 곳곳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거나 위험한 폭죽 놀이를 즐깁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술병은 늘어나고 쓰레기통에도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새벽 3시, 본격적인 청소가 시작되면서 마지못해 술판은 끝나지만 쓰레기는 고스란히 남겨 놓고 몸만 빠져나갔습니다.

술병에다 먹다 버린 음식 찌꺼기까지, 일부는 모래 속에 숨겨놓았습니다.

[전찬익/경포해변 청소 아르바이트생 : 치킨 라면, 족발 등이랑 수박을 깨 놓으면 이제 저희가 밤에 일하기 때문에 모래랑 섞이면서 찾기가 힘 드니까, 아무래도 걸러내기가 힘 드니까.]

주말 하룻밤 새 나온 술병은 2천여 개, 맥주 캔과 플라스틱 맥주병까지 합하면 3~4천 개에 달합니다.

[박철근/경포해변 청소용역업체 : 유리병 같은 경우는 지금 비중은 한 50% 정도 차지하는데요, 그 다음 캔이 한 30%, 플라스틱이 한 20% 정도 해가지고…]

모래 속에 숨겨져 있는 담배꽁초와 라이터, 과자 부스러기는 장비를 이용해 긁어모아야 합니다.

경포 해변과 송림 주변에 하루 40여 명의 청소인력이 투입돼 주말 하루 많게는 15톤에 가까운 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지나친 음주에다, 먹은 뒤 제대로 치우지 않는 그릇된 피서 문화 때문에 해수욕장의 쓰레기 전쟁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