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소외된 국민"…'원자폭탄' 고통의 대물림 70년

<앵커>

한국의 히로시마라고 불리는 마을이 있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한국인 피해자들이 모여 사는 곳인데요,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보상은커녕 고통 속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70년 전,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자 폭탄에 노출됐던 한국인 피해자들이 모여 사는 경남 합천입니다.

생존해 있는 한국인 피해자 2천500여 명 가운데 600여 명이 이곳에 살고 있어서 한국의 히로시마로도 불립니다.

버섯구름 속에서 검은 비가 내린 그 날의 악몽을 피해자들은 잊지 못합니다.

[김일조 할머니/원폭피해자 1세대 :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도 못 할 정도로 타가지고 사람들이 많이 죽었어요.]  

88살의 이수용 할머니는 지금도 뼈가 쑤시는 통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수용 할머니/원폭피해자 1세대 : 압박 양말을 안 신으면 걷지를 못해요. (다리가) 무거워서. 이렇게 부어 있으니까.]  

정신적 후유증도 심각합니다.

[안부자 할머니/원폭피해자 1세대 : 일본 말을 잊어버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평균 나이 82세가 될 정도로 고령화됐지만 원폭 피해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자녀와 손자들에게 유전적 질환이 나타나 고통이 대물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보상은커녕, 단 한 번의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심진태/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 우리들은 70년 동안 소외된 국민입니다. 따지고 보면 국적도 없다고 할 정도로. 한 번도 실태 조사도 파악도 안 했고.]  

생존자와 시민단체들은 숨진 4만 명의 한국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고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