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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도로명 주소 체계…"아직 잘 몰라요"

<앵커>

여섯 자리였던 우편번호가 오늘(1일)부터 다섯 자리로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국회는 07233번인데 앞의 세 자리 072번은 서울 영등포구를, 뒤의 33번은 구 안에서 일련번호에 따라 매겨진 겁니다. 우편번호가 단순해진 것은 주소 체계가 도로명으로 정비된 덕분인데요, 아직 일상생활에서는 낯선 게 현실입니다.

뉴스 인 뉴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치킨 전문점입니다.

배달 주문 전화를 들어봤습니다.

도로명 주소로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신동환/치킨 전문점 대표 : 도로명 주소는 거의 인식이 안 돼서 보통 100명 중 1~2명 정도 계실까 말까 고요. 주문이 거의 안 들어 온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실제로 국민 2명 중 한 명은 자기 집 도로명 주소를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윤정/서울시 강동구 : (도로명 주소 혹시 외우고 있어요?) 아니요. 양재, 양재도로…. 모르겠어요.]

지역에 대한 기존 인식과 동떨어진 주소 부여가 한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도로명 주소가 '양재대로'인 이 아파트 단지는 양재동이 있는 서초구가 아니라 강동구에 있습니다.

[황복임/아파트 주민 : 양재대로 하면 거리감이…. 양재동이 저쪽이잖아요. 그런데 양재대로 하니까 서울 중구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47km나 이어집니다.

남부순환로는 서울 서쪽에서 동쪽까지 8개 자치구에 걸쳐 31km나 됩니다.

주소가 부여된 도로의 길이가 이렇게 너무 길다 보니 도로명과 건물번호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가리키는 건지 알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도로명 주소로 못 알아들으면 다시 무슨 동이라고 덧붙여 설명해 줘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조명래/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 우리는 대개 위치를 지명으로 대개 이해를 하거든요. 그건 아주 오랫동안 우리가 갖고 있는 위치를 이해하는 방식인데, 도로명 주소는 그것과 달리 위치를 정확하게 표현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너무 긴 지역에 걸쳐 있는 도로의 경우, 이전 지명 등을 살려서 도로명을 몇 개로 나눠주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신동환,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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