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다고 하는 분들 많습니다. 실제 실험을 해봤더니 실내 온도가 29도를 넘으면 시원할 때보다 숙면 시간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한밤중에 한강 시민공원이 무더위를 피해 집을 나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발을 물에 담그고 얘기를 나누는가 하면, 아이들은 아예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신중우/서울 관악구 : 열대야라서 가족끼리 큰맘 먹고 한 번 나왔는데, 이렇게 좋네요. 신선하고.]
25도를 넘는 더위가 계속되는 열대야가 기승입니다.
이렇게 더울 땐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드는데 실제로는 어떨까?
전문수면센터에서 저녁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실내 온도를 바꿔가며 실험을 해봤습니다.
냉방시설을 모두 끄자 실내 기온이 29도 정도로 올라가고 실험 참가자는 수시로 뒤척이다가 아예 잠이 깨 앉아 있습니다.
에어컨을 켠 뒤엔 미동도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영서/수면 실험 참가자 : (더울 땐) 너무 답답해서 깼던 것 같아요. 덥고 답답하고 숨도 잘 안 쉬어지는 것 같고요.]
얼마나 오래 잘 잤는지를 보여주는 수면효율을 측정해봤습니다.
29도의 더운 방에선 수면효율이 42.3%에 불과해 23도 일 때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10시간 잠을 잤다면 제대로 잔 시간은 4시간밖에 안된다는 겁니다.
[이종우/수면센터 전문의 : 불면증 환자들의 수면효율이 보통 70~80% 중반대가 됩니다. 40%대 정도의 수면효율은 거의 잠을 못 잤다고 느낄 수 있는 정도죠.]
29도 이상의 더운 방에선 잠을 깨는 빈도도 23도인 방보다 시간당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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