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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스러워"…이웃 노인에게 몹쓸짓 당하고 '끙끙'

<앵커>

젊은이들 성범죄도 문제입니다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들의 성범죄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남사스럽다며 숨기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관심마저 부족해서 피해자가 더 큰 고통을 겪기 일쑤입니다.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69살 할머니가 지난해 12월 끔찍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웃에 사는 70대 할아버지한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겁니다.

혼자 사는 이 할머니는 수치스러운 마음에 어디다 말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69세 할머니 : 차라리 살 만큼 살았다. (자살할 생각을 하니) 우리 애들이 너무 눈에 걸리더라고. 그래서 못 죽었어요.]

경찰 수사를 거쳐 이웃 할아버지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고령이라는 이유 등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네 바로 앞집에 살고 있는데 두 집 사이의 거리는 겨우 6미터에 불과합니다.

집 앞에서 마주치는 것도 다반사인데다, 반지하인 할머니 집이 앞집에서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내가 (할아버지를 계속) 보니까 심장이 더 뛰지. 이사도 안 가지, 나는 갈 데가 없지. 심장이 조여, 억울하고 보기만 하면 (심장이) 조여.]

할아버지를 피해서 성폭력 피해자 쉼터에 들어갈 생각도 해봤지만, 기초생활 수급자 혜택이 끊기기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 60살 이상 성범죄 피해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노인들의 성범죄 피해 신고율은 5%가 채 되지 않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합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장 : 내가 남사스러운 일을 당했다, 이게 당신의 인권침해가 아니라 뭔가 당해선 안되는 굉장히 중요한 여성으로서 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제일 안타까워요.]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도록 유도하고 노인들 실정에 맞는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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