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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만 급급했던 생태통로, 사실상 무용지물

<앵커>

생태 통로는 야생 동물들이 도로를 피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길입니다. 하지만 생태통로 10곳 중 3곳은 만들기만 급급했을 뿐 사실상 무용지물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 위를 가로질러 육교처럼 만들어진 생태통로입니다.

자동차 전조등 불빛을 막아주는 차단 시설이 없습니다.

동물의 추락에 대비한 울타리도 없습니다.

생태통로 한 쪽 방향은 이처럼 가파른 절개면과 맞닿아있어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이동하기엔 어려운 실정입니다.

맞은 편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체육공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생태 통로의 위치도 야생동물 보호와는 거리가 멉니다.

[조승현/경기도 수원시 : 체육시설있고 그래서 동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지 않을까요.]

환경부 조사 결과 전국의 생태통로 72곳 가운데 야생 동물 이동 흔적이 일주일에 한 번 미만으로 나타난 곳이 30%가량인 21곳이나 됐습니다.

설치 권고 기준 25개 항목별 준수율은 53%에 그쳤습니다.

10곳 중 7곳은 CCTV 등 관찰 장비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생태 통로가 늘어나는 건 규정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일정 기준의 공사할 때는 의무적으로 생태통로를 만들어야 하지만 설치 기준은 권고 사항이어서 어겨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생태 통로 하나 건설에 수백억 원까지 들어가는데 대부분 정부나 자치단체의 예산입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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