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노역에 동원된 미국인들에게 사과를 한 일본 미쓰비시사가 같은 일을 당한 중국인들에게도 사과하고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강제 징용자에 대한 배상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두 얼굴입니다.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일본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소송이 봇물을 이뤘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쓰비시에서 강제노동을 한 데 대해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중국인 강제노역 피해자 가족 대표 : 일본 미쓰비시에 강제로 끌려가 일하면서 얼마나 많은 학대와 갖은 굴욕을 당해야 했는지 세상이 압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중국 측 협상팀과 사과와 보상에 합의하고, 2차 대전 종전 70주년이 되는 다음 달 베이징에서 화해협정에 서명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강제 노역자 3천765명에게 1인당 10만 위안, 우리 돈 1천870만 원씩을 보상한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내 사업 유지와 오는 9월 아베 총리의 중국방문을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쓰비시는 지난 20일 미군 전쟁포로들의 강제노역에 사과한 데 이어, 중국에도 사과와 보상을 결정함으로써 정작 피해자가 가장 많은 한국만 외면한 셈이 됐습니다.
[장완익/한국 강제징용 피해자 법정 대리인 : (일본은) 합병 자체가 불법이 아니니까 그 이후의 그런 것(징용) 역시 불법이 아니다, 청구권 협정으로 끝난 문제 아니냐(라고 일본이 주장하죠.)]
미쓰비시의 결정은 과거사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이기보다는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경익,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