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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자만으로 놓친 메르스…불통이 낳은 인재

<앵커>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했을 때 감염되고 한 환자가 평균 0.7명만 감염시킬 정도로 전염력이 낮다. 한 달 전 보건 당국이 제시한 이 숫자는 불과 보름여 만에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10m나 떨어진 곳에서 감염 환자가 나왔고, 단 5분 동안 환자와 접촉한 의사가 확진되는가 하면, 최초 환자는 36명을 감염시켰습니다. 심지어 슈퍼전파자인 한 환자로부터 86명이나 감염됐고, 이 중 9명은 숨졌습니다. 지난 7일 보건당국은 확진자 64명이 거쳐 간 병원 24곳을 뒤늦게 공개하기도 했죠.

메르스에 뻥 뚫려버린 지난 한 달을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는 우리나라가 방역에 실패한 첫 번째 원인으로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무지를 꼽았습니다.

[김우주/메르스 즉각 대응 팀장, 지난달 21일 : 접촉 또는 비말감염인데 한 1~2m에서 악수하고 얘기하고 1시간 이상 대화하고.]
 
국내에 단 한 번도 수입된 적이 없는 낙타 유와 낙타 고기를 먹지 말라며 대국민 포스터를 만들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문형표/보건복지부장관, 지난달 29일 :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해서 정부대응체계를 신뢰해서 국민께서 안심하고.]

보건당국의 수장이 국민의 안심을 당부하던 지난달 29일, 가장 큰 방역 구멍이 뚫리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슈퍼 전파자인 14번째 환자가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누워 있었습니다.

첫 번째 환자를 완벽하게 막았던 대형 병원이 스스로 방역할 수 있다고 자만했고 정부는 국가가 맡아야 할 전염병 관리를 병원에 맡겼습니다.

병원과 보건당국의 긴밀한 소통도 말뿐이었습니다.

[송재훈/삼성서울병원장, 지난 7일 : 최초 메르스 확진 당시부터 질병관리본부 및 합동대책본부와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방역 대책을 시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그 발언 열흘 뒤 방역팀을 병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권준욱/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지난 17일 : 특별한 방역을 수행하는 팀을 오늘 중에 급파를 해서 일일이 시행되고 있는 대책을 좀 더 강화를 하고.]

지난 한 달 메르스 사태는 무지와 자만, 불통이 낳은 인재라는 게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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