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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내 없이는…" 눈물 쏟아낸 영국인 노인

<앵커>

경기도에 살고 있는 80대 영국인 할아버지가 경찰을 찾아와서 갑자기 아내가 사라졌다며 찾아달라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확인을 해봤더니 아내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하는데, 이 할아버지는 왜 경찰을 찾았을까요?  

안서현 기자가 안타까운 그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15일) 오전 성남시 분당 서현지구대에 영국인 할아버지가 들어섰습니다.

올해 81살인 이 할아버지는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내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급하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름과 생일, 한국인 아내의 이름만 기억할 뿐 다른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실종자 프로그램을 조회해, 지난해 9월 할머니가 할아버지에 대해 실종 신고를 했던 기록을 찾아냈습니다.

할아버지는 알츠하이머 환자였던 겁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사는 아파트를 방문해 안방 화장대 거울에 붙어 있던 편지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유미 없이 살 수 없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내였다, 천국에 있는 그녀를 만나러 간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할아버지가 붙여놓은 메모였던 겁니다.

경찰은 할머니가 지난달 25일 사망해 이미 화장까지 한 사실을 구청에서 확인하고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보여줬습니다.

노인은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걱정이 돼 오늘 다시 할아버지 집을 찾은 경찰관은, 할아버지가 사라진 아내를 걱정하며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동률,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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