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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할부 사용 혜택"…수입차 고금리 꼼수

<앵커>

요즘 수입차 구매 시 많이 할인해주는데요, 업체들이 현금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보다 할부로 살 때 오히려 할인 폭이 크다며 고객들에게 할부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뒤에는 수입차 업체들의 꼼수가 숨어있었습니다.

기동 취재,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BMW 매장을 찾아 자동차 구매 조건을 문의했습니다.

현금 일시불로 구매하면 1천만 원 정도 할인해 주지만, 할부 구매를 하면 200만 원을 더 깎아주겠다고 제안합니다.

[BMW 영업사원 : 할부를 쓰시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혜택이 되는 거예요.]

벤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사 캐피탈을 이용하면 할인을 더 해준다며 할부 구매를 유도합니다.

[벤츠 영업사원 : (현금 일시불로 하면 추가할인이 되나요?) 저희는 금융사를 써주시는 게 더 할인이 돼요.]

[오 모 씨/수입차 할부구매 소비자 : 얘기 듣고 그러면 마음이 동요되고 그러나 봐요. 현금 주고 사려고 갔다가 할부로 산 친구도 있어요. 현금으로 사려 했던 친구는 푸대접….]

수입차 업체들이 할부 구매를 유도하는 이유는 바로 높은 금리 때문입니다.

BMW 520d의 경우 2천만 원을 현금으로 내고 잔액을 3년 할부로 살 때 적용되는 금리는 무려 연 8.89%나 됩니다.

연 2 내지 4%인 국산 차의 두세 배나 됩니다.

내야 할 이자만 500만 원으로, 총 할인액은 애초 제시한 1천200만 원이 아니라 700만 원에 불과한 셈입니다.

현금을 낼 때 할인액 1천만 원보다 오히려 할인액이 적습니다.

벤츠 C클래스도 할부 금리가 연 6.9%로 이자만 330만 원에 달합니다.

파격 할인을 해주는 것 같지만, 결국,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 할인 금액의 상당 부분을 보전하는 겁니다.

게다가 견적서에는 정확한 금리가 적혀 있지도 않아 일부 소비자들은 할부 금리가 얼마인지도 모른 채 덜컥 계약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술이 근절되지 않는데도 금융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 최고이자율 범위 내에서 금리 책정하는 거에 대해서는… 가격에 대해서 감독 당국이라 하더라도 관여할 근거가 없죠.]

초저금리 추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수입차 회사들은 여전히 고금리 꼼수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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