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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꽉찬 배추들 밭에 방치…문드러지는 농심

<앵커>

흉년이 들어도, 또 풍년이 들어도, 한숨 쉴 일 생기는 게 농사일인가 봅니다. 겨울 배추값이 급락하면서 산지의 많은 농민들이 아예 밭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엄민재 기자가 전남 해남의 배추밭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겨울 배추로 유명한 전남 해남입니다.

수확철이 3주 정도 지났지만 밭에는 말라 비틀어진 배추들이 내버려져 있습니다.

[오화섭/배추 농장주 : 배추 시세도 떨어지고 생산비라도 건지려고…. 폐기하면 면사무소에서 생산비 보조라도 해주니까.]

배추 수확 비용이 판매 가격보다 더 많이 들다 보니, 이렇게 땅만 갈아엎은 채 밭을 그대로 놔두는 겁니다.

다른 밭엔 다 익어 속이 꽉 찬 배추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최성환/배추 농장주 : 밭에 그대로 놔두는 거예요. 뽑고 그러면 뒷돈이 더 많이 들잖아요.]

줄어든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많아 배추의 도매시장 가격은 지난 1월엔 10Kg에 2천9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천 원이상 싸진 겁니다.

양배추와 양파, 당근 역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1년 새 30% 이상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정부가 공급 과잉 작물들을 일부 수매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농가들은 아예 새로운 작물로 종목을 바꾸거나 품종 개량을 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양분 함량이 높은 기능성 배추나, 색을 다양하게 개량한 방울토마토가 그 예입니다.

대형마트과 직거래를 해서 수익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최성재/대형마트 부사장 : 우수한 농가를 찾아서 지속적으로 발굴하게 되면 농민들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유통에서는 적극적으로 판매를….]  

수확이 좋아도 가격 폭락부터 걱정해야 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유통구조 혁신과 판로 다각화 같은 대책이 실효성을 갖도록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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