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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믿었는데…수백억 공사 중단 '나 몰라라'

<앵커>

서울 내곡동 보금자리 지구에 수입차 정비 공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벌써 햇수로 3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소송을 내서 이겼기 때문에 공장은 현재 이렇게 올라가다가 만 상태입니다. 하지만, 공장을 지어도 좋다는 구청의 허가를 믿고 건물을 올린 건축주는 수백억 원의 손해를 보게 생겼는데, 해당 구청은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기동 취재,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4천여 세대 규모로 조성된 서울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한가운데, 공사 현장이 보입니다.

재작년, 한 수입차 업체가 주차장 용지인 이곳에 연면적 2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자동차 정비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김길주/주민 : 너무 싫죠. 누가 여기 살고 싶겠습니까. 당장에라도 계약 파기하고 다른 데로 이사 가고 싶 죠.]  

건축 현장에서 불과 45m 떨어진 지점에 초등학교가 있고, 공사 현장 코앞엔 여기 아이들이 뛰어 노는 어린이 공원도 있습니다.

짓기로 한 건물 안에 도색과 판금까지 가능한  정비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하자,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한 주민들이 소송에 나섰습니다.

법원은 주민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초구청이 정비 공장을 법에서 허용하는 주차장 부대 시설로 보고 건축 허가를 내준 것은 잘못이라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지난해 7월 공사는 멈췄는데, 300억 원이나 쏟아부었던 건축주로선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황일권/수입차 업체 직원 : 건축 허가 진행 전에도 이미 사전 협의를 구청에도 했고, (정비공장 짓는데) 문제없다는 회신까지 공문을 받아놓았습니다. 저희는 당연히 적법한 사전 절차를 거쳐 건축한 건데….]  

수입차 업체는 건축을 위해 빌린 돈의 이자만도 한 달에 1억 원 넘게 물고 있습니다.

서초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건축 허가를 내준 게 잘못이라고 했지만  

[조은희/서초구청장 (지난해 5월) : 어떻게 초등학교 45m 거리에 정비공장 허가가 났을까? 참 의아했습니다. 저는 구청 직원이 직무태만 한 거라고 봅니다.]  

이제는 땅을 판 SH공사와 서울시에 책임을 미루고만 있습니다.

[이민정/서초구청 소통담당관 : 해결을 위해서는 서울시의 입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울시가 공장을 지을 다른 땅을 구해 보겠다고 나서기도 했지만 뚜렷한 진척이 없어서, 올라가다 만 건물은 8개월째 동네의 흉물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설민환, 영상편집 : 정성훈,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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