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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에서 50km 속도로 주행해보니…'위험천만'

<앵커>

이렇게 안개가 짙게 낀 상황에서는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당연히 속도도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맑은 날보다 차간 거리가 30% 줄고, 차량 속도도 규정보다 오히려 24%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이 잘 안 보이니까요, 앞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속도를 오히려 낸다는 겁니다. 그 결과 안개 낀 날 교통사고가 날 경우에 사망자 발생 비율은 맑은 날의 3배에 달합니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보다 오히려 훨씬 높다는 거죠.

정윤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시거리 20m인 안개 길을 상정해 모의 주행 실험을 해봤습니다.

사고 당시 영종대교의 규정 속도였던 시속 50km로 차를 몰았습니다.

앞차가 보이는 즉시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간신히 급제동에 성공합니다.

시속 100km로 달려봤습니다.

차선을 따라 달리기도 벅찹니다.

트럭 윗부분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보지만, 사고를 피하지 못 합니다.

[조정일/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 앞차를 시야에서 놓치기 꺼려하기 때문에 앞차와의 간격을 줄이는 경향이 있고 뒤차와의 추돌을 우려해서 속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짙은 안개로 도로 표면에 습기가 차면 제동 거리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시속 54km로 달리면 34m의 거리만 있어도 멈출 수 있지만, 시속 100km로 달릴 경우 최소 140m가 확보돼야만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인천대교는 영종대교와 달리 가시거리가 30m 이하로 내려가면 시속 30km로 속도 감축을 유도하고, 10km 이하로 내려가면 통행을 차단합니다.

하지만 제 사항이 아닙니다.

[조혜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 속도를 50% 줄이도록 지금 법적으로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애매한 값이거든요.]  

눈이나 비보다도 안개가 더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가시거리에 따라 단계적으로 통행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진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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