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X-레이나 초음파 기기는 기본적인 진단 장비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의료기기를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쓰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규제개혁 목록에 올려놓으면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한의사들은 정확한 진단을 위한 장비인데 사용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하고 의사들은 판독 능력이 없는 한의사에게 허용해선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 달 전 왼쪽 발목을 다친 김경희 씨는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부기가 빠지지 않아 정형외과에서 X-레이를 찍어보니 심하게 접질린 상태였습니다.
깁스를 하면 불편할 것 같아 다시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김경희/서울 강서구 : X-레이 찍으랴, 여기서 침 맞으랴,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여기서 침 맞고 여기서 X-레이 찍고 하면 결과 보고 더 낫잖아요.]
한의사협회는 환자들의 불편을 막고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X-레이와 초음파 기기 같은 의료기기를 한의사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김필건/한의사협회 회장 : 진단기기를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오진을 막고 국민들에게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입니다.]
의사협회는 그러나 판독 능력이 떨어지는 한의사들이 X-레이 같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나 다름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추무진/의사협회 회장 : 비전문가들에게 국민들의 질병에 대한 진단을 맡길 수가 없고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의 하나로 정부가 한의사들도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올 상반기안에 결론을 낼 방침인데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설민환·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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