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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텅 빈 '불쏘시개' 외장재…화재에 취약

<앵커>

이번 화재 당시 화면을 보면, 불길이 건물 외벽을 타고 이렇게 맹렬하게 치솟고 있습니다. 이 건물의 외벽은 '드라이비트'라는 공법으로 시공됐습니다. 불에 아주 잘 타는 스티로폼이 외벽 안에 들어 있어서, 이렇게 불이 나게 되면 빠르게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단열성이 좋은데다가 값이 싸고 시공이 편리해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건물 겉면에 불쏘시개를 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긴급 점검,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동대문구의 주택 밀집 지역입니다.

불이 난 의정부 아파트와 비슷한 도시형 생활주택 여러 채가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외벽을 살펴보니, 벗겨진 외장재 안쪽으로 철망과 스티로폼이 보입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보면 양쪽 건물 다 드라이비트 소재고요. 앞에 있는 다른 건물도 외벽이 드라이비트죠.]

이 건물의 겉면을 보면 돌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렇게 두드려보면, 안쪽이 텅 비어 있는 소리가 납니다.

바깥쪽만 장식재로 얇게 덮여있고 안쪽은 스티로폼으로 채워져 있는 전형적인 '드라이비트' 소재입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경우 가연성 외장재를 쓴 건물이 3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화재에 취약한 이런 건물들에 스프링클러나 방화문 같은 소방 설비를 강제할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2010년 해운대에서 발생한 38층 주상복합 건물 화재는 가연성 외벽을 타고 큰불이 난 점에서 의정부 화재와 매우 유사합니다.

하지만, 스프링클러와 방화문이 제 역할을 한 덕분에 인명 피해가 4명 부상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안전보다는 건설 비용만 따지다 보면, 스프링클러 설치 안 해도 되는 10층으로, 방화문 설치 안 해도 되는 필로티 구조에 건물 간격이 2m가 채 안 되게 건물을 짓게 됩니다.

이번에 불이 난 의정부의 도시생활주택입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위험도가 높은 부분, 특히 건물 간격이 굉장히 좁은 부분이나 1, 2층 (바깥에서) 연소 확대 우려가 있는 부분이라도 외벽 마감재에 불연 성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연성 외장재를 썼다면 소방 설비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처럼, 건물의 용도나 주변 환경 등에 따라 소방 설비 기준을 현실적이고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김현상,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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