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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백신' 허송세월…정부, 여전히 입장 고수

<앵커>

국내에서 사용하는 구제역 백신에 한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 어제(8일) 단독으로 보도해드렸죠. (▶[단독] "한국이 사용하는 백신, 구제역 막기 어렵다") 훨씬 효과 있는 국산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4년 전부터 있었지만, 정부가 이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표언구 기자입니다.

<기자>

구제역 연구에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가 4년 전에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당시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구제역 바이러스와 사용된 백신의 효능을 연구했습니다.

이 백신은 46년 전 터키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에서 분리한 균주로 만든 백신입니다.

당시 우리 정부가 샘플로 보낸 6개 바이러스 가운데 2개는 이 백신으로 방어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에서 균주를 분리해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강신영/충북대 수의학과 교수 : 그 이야기는 뭐냐면 우리나라에서 분류된 바이러스를 가져다 써서 백신을 만들면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

농식품부는 하지만 4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한 일은 4년 전에 쓴 것과 똑같은 백신의 원료를 수입해서 국내 5개 회사에서 완제품으로 만든 뒤 농가에 보급한 게 전부입니다.

4년 동안 허송세월하며 구제역 백신의 국산화는 진전을 이루지 못한 셈입니다.

농식품부는 여전히 이 백신으로도 효과가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김병한/농축산검역본부 과장 : 여러 가지 검토한 뒤 현재는 '오 마니사' 균주가 백신 스트레인(균주)로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동물보건기구 180개 회원국 가운데 백신을 접종하면서도 구제역 발생으로 청정국 지위를 잃은 유일한 나라가 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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