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빈곤층일수록, 오래되고 낡은 집에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일수록 단열이 안돼서 안 그래도 추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59살 강석기 씨는 서울 노원구의 판자촌에 살고 있습니다.
벽면 한가득 곰팡이가 슬어 있는 강 씨의 집은 70년대 중반에 지어졌습니다.
[강석기(59세)/서울 노원구 : 가래가 자꾸 나오고 감기가 자꾸 걸려요. 새벽바람이 사람한테 그렇게 안 좋다 그러더라고요.]
창문 밖에서 연기를 피웠더니 방 안으로 연기가 들어옵니다.
겨울철 영하의 찬 공기가 그대로 실내로 들어온다는 얘기입니다.
열 화상 카메라로 실내외 온도 차를 재보니 방바닥과 벽 틈새가 외부와 비슷한 푸른색으로 나타납니다.
[장철용 연구실장/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외부온도가 거의 영하 5도 정도예요. 그런데 실내 벽 온도가 0도 정도 된다고요.]
1979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은 건축법상 단열기준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열이 집 밖으로 많이 샐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저소득층 가구일수록 주거환경이 열악한 노후주택에 살고 있어 난방을 해도 추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주택 에너지효율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혜택을 받는 건 연간 3만 가구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