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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절반 가까이 사망…'시간이 없다'

<앵커>

조금 전에 보신 것처럼 이산가족들은 마냥 앉아서 통일을 기다릴 수 없는 절박한 심정들입니다. 애끓는 분단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벌써 절반이 넘는 분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1일)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강한 대화재개 의사를 밝히면서 이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이산가족 상봉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태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94살의 강능환 할아버지는 지난해 2월 금강산에서 열린 이상상봉 행사에서 큰아들의 얼굴을 처음 봤습니다.

1.4 후퇴로 결혼 넉 달 만에 헤어진 아내가 당시 임신 중이었던 겁니다.

63년을 기다린 첫 만남은 단 6차례, 11시간 만에 끝났고, 남은 건 사진 몇 장과 오히려 더해진 그리움뿐입니다.

[강능환/94세, 북한에 아들 생존 : 이제 나 자신도 오늘 죽을지 (몰라요). 몸이 성하지도 않아요.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저 좋은 일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나마 강 할아버지처럼 상봉의 기쁨을 누린 이산가족은 극소수입니다.

남측 이산상봉 신청자 12만 9천여 명 가운데 아직도 10만 명 이상이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매년 4천 명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남북 100가족씩, 잘해야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는 지금의 상봉 방식으로는 애끓는 이산의 한을 달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재은/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과장 : 가능하면 생사 확인, 그다음에 서신 교환이라도 분단 70년을 맞아서 정말 물꼬가 확 트였으면 좋겠는 바람입니다.]

올해 진행될 남북 대화에서 단발적인 상봉 행사 차원을 넘어 서신 교환이나 생사 확인, 상봉 정례화 방안이 합의될 수 있기를 이산가족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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