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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세포가 엄마 뇌 보호…신비한 상호 작용

<앵커>

태아의 세포가 엄마에게 이식되는 것을 키메라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키메라 현상이 뇌에서도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엄마의 뇌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임신하면 태아의 영양 공급을 위해 여성의 몸은 달라집니다.

[호정규/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한 가지 원칙은 열 달 동안 아기가 건강하게 몸 안에 있을 수 있도록 산모의 몸이 변하는 그 방향으로 호르몬도 변하게 됩니다.]

엄마의 감정도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장선주/35세, 10개월 전 출산 : 남편이 생일 날 케이크를 사왔어요. 그게 너무 감동이어서 내가 이렇게 감동을 받고 행복하면 아기한테도 좋지 않나 생각을 해봤어요.]

이렇게 태아는 엄마에게 받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미국 연구팀은 사후 시신 기증자 중에서 치매 같은 뇌 질환이 없었던 33명의 여성과 치매를 앓았던 26명의 뇌세포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성염색체 Y는 태어날 때 여성에게는 없는 유전자인데 63%의 여성에게서 발견됐습니다.

후천적으로 이식된 겁니다.

태아의 세포가 엄마에게 전달되는 키메라 현상은 18년 전 미국 하버드대학이 처음 밝혀낸 이후 많은 후속 연구에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게 엄마에게 질병과 관련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이번처럼 뇌에서까지 확인된 건 처음인데, 게다가 치매 환자보다 치매 같은 뇌 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태아로부터 온 세포의 양이 47%나 더 많았습니다.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태아의 세포가 엄마의 뇌를 보호한다는 걸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황세진/한양의대 해부학과 교수 : 자료를 더 보충해서 실제로 해당 질환과 특이적인 연관이 있는 뇌 부위를 조금 더 연구로 삼게 되면 이 연구가 조금 더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태아와 모체의 상호 작용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설민환,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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