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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리고, 빼돌리고…아파트 관리비 '비리 백화점'

<앵커> 

우리 국민 3명 가운데 2명은 아파트에 살고 있을 정도로 아파트는 이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형태입니다. 이런 아파트 관리비 규모만 해도 한 해 12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배우 김부선 씨가 난방비 문제를 폭로한 뒤, 아파트 관리비 문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데 털어도 털어도 문제가 계속 발견되는, 그야말로 비리 종합 세트입니다.

뉴스인 뉴스, 박아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에 있는 1천 500세대 규모 아파트입니다.

입주 10년에 맞춰 아파트 외벽과 주차장을 보수했는데, 시가보다 2억 원 정도 공사비가 부풀려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업체의 뒷돈을 받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대표회의의 전 간부는 예전부터 계속돼 온 일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前 간부 : 결과가 부실공사고 공사대금은 2~3배 부풀려서 지급했으니까 (주민에게) 손해를 입힌 거죠. 입주민들이 이 내용을 알면 황당하겠죠.]

이런 아파트 비리, 여기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시가 34개 단지, 경기도가 24개 단지를 조사했는데요, 단지마다 지적 사항이 수십 건씩 쏟아졌습니다.

관리비를 부풀려 받거나 빼돌려 개인적으로 쓰는 고질적 비리는 여전합니다.

수도요금을 한 해 평균 2천 700만 원이나 더 거둬 가고도 주민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 운영권을 특정 업체에 주고 그 대가로 5천만 원을 받아 주민 대표와 관리사무소가 나눠 가진 곳도 적발됐습니다.

[이춘표/경기도청 주택정책과장 : 일부 자기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을 뽑아서 관리비라든지 장기수선충당금이라든지 이런 비용을 입주자대표회의와 동대표가 나눠 가진다든지.]

지난 9월 인천에선 조직 폭력배가 운영하는 용역 업체가 아파트 경비나 관리를 맡도록 해 주고 돈을 받은 입주자 대표 등 100여 명이 무더기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송주열/아파트 비리척결 운동본부 : 입주자대표회의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결만 하면 20억~30억 장기수선충당금을 마음대로 집행할 수 있고요, 입주민 입장에서는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아파트 관리가 '비리 종합 세트'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입주자대표의 재임 기간을 제한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김명구,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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