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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서 먹고 자고…공항에 갇힌 '입국 불허자'

<앵커>

비행기는 타고 왔지만, 신분이나 목적이 불분명해 우리나라 입국이 거부되는 사람들이 지난 한 해만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런 입국 불허자들은 출국할 때까지 공항 안에 있는 '출국 대기실'에서 지내게 되는데,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이곳을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 철문을 열고 내려가자 400㎡ 크기의 사무실이 나옵니다.

신분이나 입국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 입국이 거부된 승객들이 송환될 때까지 머무는 '입국 불허자 출국 대기실'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딱딱한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침구 없는 평상에 누워 잠을 청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식사는 하루 세 끼 모두, 햄버거와 탄산음료만 줍니다.

자해 도구로 쓰일 수 있는 칼이나 포크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만 주기 때문입니다.

[라이베리아인/입국 불허자, 7개월째 출국 대기실 체류 : 탄산음료를 너무 많이 마셔서 화장실에 가면 혈변이 나와요. 잠자리도 너무 불편합니다.]

이 라이베리아 사람은 난민 신청이 거부당하자, 고국으로 돌아가면 핍박받을 거라면서 7개월째 송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대법원이 입국 불허자들을 대기실에만 수용하는 건 인권 침해라고 판결하면서 관리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 입국 불허자들은 출국 대기실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이들에 대한 관리 지침은 아직 부실하다는 점 입니다.

입국 불허자들을 관리하고 돌려보낼 책임은 이 사람들을 태우고 온 항공사에 있습니다.

[항공사 담당자 : (입국 불허자) 식비를 포함해서 관리 직원 인건비가 연간 수억 원씩 들어가는데, 그만큼의 예산을 사용해서 입국 불허자들을 관리하려니 항공사 입장에선 큰 부담이 됩니다.]

미국과 영국 등은 국가가 송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 동안 공항에 갇힌 입국 불허자들의 수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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