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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문만 붙이면 끝? 환풍구 설계부터 바꾸자

<앵커>

판교 사고 이후 도심 곳곳에서 환풍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껏해야 접근금지 경고문 하나 내거는 수준인 경우가 많아서 시민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엄민재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지하철 시청역 환풍구에 가봤습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인도 바로 옆인데, 안전펜스는 보이지 않습니다.

'접근금지' 표시 하나뿐입니다.

바로 옆 다른 지하철 환풍구는 이마저도 없습니다.

환풍구가 도로 한가운데 설치돼 누구나 밟고 지나가게 돼 있고 높이 차이도 없어 보행자는 인식조차 못 합니다.

[보행자 : (환풍구라는 것 알고 계셨어요?) 아니, 그냥 얼떨결에 건너왔는데요. (위험하다는 생각 안 하셨어요?) 생각 못했어요.]  

일본의 경우 가로수와 화단 사이에 환풍구를 설치해 보행자 동선과 떨어지게 하거나, 건물 형태, 또는 탑으로 만들어 사람이 올라갈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라고 그런 시설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종각역에 있는 이 환풍구의 경우 사람 머리 위로 공기가 통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런 시설은 설계단계부터 예산에 반영됐어야 합니다.

또 예산 이전에 사회적인 합의도 우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조원철/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 (기둥형 환풍구가) 주변 가게의 시야를 가리게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서 주변 가게 간판을 설치할 수 있게 해준다든지…]  

서울시내 지하철 환풍구만 2400여 개, 지하주차장 환풍 시설까지 포함하면 5000곳이 넘습니다.

장기적으로 환풍 시설은 5m 이상 높이로 규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당장은 환풍구 덮개에 올라서거나 보행하지 못하도록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깊이가 얼마라는 경고문을 붙이는 차선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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