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바지는 누구나 한 벌 이상 갖고 있는 평범한 옷이죠. 이런 청바지에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기면서 이제는 시대를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가 됐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160년 전 미국 광부들의 작업복으로 출발한 청바지는 1950년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습니다.
젊은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당시엔 청바지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재연/모델라인 회장, 1970년대 최초의 남성 청바지 모델 : 아주 갖고 싶은 하나의 소장품이라고 할까요. 동대문, 남대문 시장을 찾아다닌 시절이 많아요. 구호물자 시장에 가서 청바지가 없다고 하면 구해서 연락 달라.]
하지만 여성들에게는 오래도록 금기의 대상이었습니다.
70년대 청바지는 통기타, 생맥주와 함께 자유와 청춘의 상징이었지만, 청바지를 입은 가수 양희은 씨는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야 했습니다.
80년대 이후 청바지가 가족 모두의 옷으로 대중화되면서, 조다쉬, 뱅뱅 등 브랜드들이 청바지를 쏟아냈습니다.
사람들은 통을 넓혔다 좁혔다, 밑단을 접었다, 일부를 찢었다 하며 유행에 반응하고 개성을 표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기증받은 청바지 390점과 300여 명의 이야기를 통해 청바지에 담긴 사회상을 조명합니다.
[이건욱/국립민속박물관 큐레이터 : 청바지를 갖고 얘기하면 밤을 새서 얘기할 수 있는, 전 세계 소통하는 제3의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바지가 일상의 옷을 넘어 시대의 문화를 담은 소재로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