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최대 시리얼 제조업체인 동서식품이 대장균이 검출된 제품을 재활용해서 팔아온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식약처는 이 회사 시리얼에 대한 유통금지 조치를 취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시리얼 공장 안에 상자포장까지 끝난 출고 직전의 완제품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한쪽에선 직원들이 시리얼 봉지를 뜯어 내용물을 한 곳으로 쏟아 모으고 있습니다.
커다란 비닐 봉투에 모아 담는 건데, 봉투엔 '대장균'이라고 쓰인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이른바 상자 해체작업입니다.
[동서식품 내부제보자 : 대장균 같은 거나 곰팡이나, (제품에) 문제가 있을 때 해체 작업을 하는 거예요. 재활용이라고 볼 수 있죠. (시리얼을) 큰 비닐백에 넣어서 불량처리 작업.]
출고 전 품질 검사에서 대장균이 발견된 제품을 다시 생산라인으로 돌려보내 살균을 한 뒤 내보낸단 겁니다. 이 중 일부는 새 제품과 섞어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공장 작업일지에 이런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쿠키 맛 시리얼에서 불량품, 구체적으로는 대장균이 발생했다며 상자를 해체하라고 쓰여있습니다. 불량품을 새로 만들어진 시리얼에 10%씩 투입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도 보입니다.
동서식품 측은 대장균은 가열하면 살균이 되는 만큼 재검사를 해서 문제가 없는 제품만 판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동서식품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미 만들어진 완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리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