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대화 수순? 중국 강제진압 낌새도

<앵커>

일촉즉발로 치닫던 홍콩 사태가 시위대와 홍콩 당국이 대화에 합의하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베이징 당국이 관영 언론을 총동원해서 시위대 비난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라도 무력 진압을 염두에 두고 자리깔기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홍콩에서 최고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위대가 홍콩 정부 청사를 포위하면서 청사로 가는 길은 모두 막혔습니다.

홍콩 행정장관이 출퇴근하는 길목입니다.

시위대는 빗속에서도 이곳을 봉쇄하고 하루 종일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몽콕 등지에서는 정부 지지자들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청사 폐쇄에도 홍콩 당국은 강제 진압 대신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시위대도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혀 곧 양측의 만남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견해 차가 워낙 커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예원제/시위 참가자 : 바람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가 우리를 여러 번 해산시킨다 해도 다시 이곳에 올 겁니다.]

중국 정부의 태도도 심상치 않습니다.

어젯(2일)밤부터 CCTV를 비롯한 관영 언론들이 총동원돼 홍콩 시위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CCTV : 센트럴 점령은 홍콩에 큰 손해를 끼치고 시민에게 불운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강제 진압을 염두에 두고 여론 조성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량젠리/중국 인권운동가 : 지금까지 행태로 볼 때 중국이 무력 진압에 나서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제2의 천안문 사태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주말인 내일과 모레는 시위대 수가 다시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 당국이 시위대가 만족할만한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경우 사태 장기화 또는 무력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