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5년 전 일본에서 나왔던 세계 최초의 애완용 로봇, '아이보'가 있었습니다. 애완용이다 보니까 아직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데, 이 로봇을 만든 기업은 보증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AS를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은퇴한 기술자들이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면서 자진해서 수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김승필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이바라키현의 평범한 가정집으로 세계 최초의 애완용 로봇 '아이보'가 속속 배달되고 있습니다.
모두 10년 이상 된 것으로 수리해 달라며 소유자들이 보낸 것들입니다.
15년 전 판매가격은 무려 25만엔, 현재 애완용 로봇과 비교하면 장난감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으며 상당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아직도 수집가들 사이에서 20~30만 엔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후나바시/59세, '소니' 은퇴기술자 : 입에는 카메라가 부착돼 방향을 알 수 있고, 말을 걸면 귀에 있는 마이크로 알아듣습니다.]
이 아이보의 AS기간은 10년이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제품도 단종되면서 '아이보'를 공식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곳은 일본 내에서도 없는 상황입니다.
제조업체가 포기한 '아이보'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이 회사의 은퇴한 기술자들이었습니다.
수리 비용은 부품 값을 포함한 실비 정도만 받습니다.
[노리마츠/59세, '소니' 은퇴 기술자 : 장인정신이란 것이 있습니다. 한번 세상에 낸 제품은 우리 기술로 감당할 수 있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싶습니다.]
회사는 포기해도 기술자가 끝까지 책임지는 '장인정신', 일본 제조업의 저력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