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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등교, 생체리듬엔 맞지만…현실엔 '장벽'

<앵커>

경기도교육청에서 시작한 9시 등교를 두고 찬반 논란이 여전합니다. 그런데 '9시 등교'는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게 청소년들의 생체 리듬에 어긋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자 미국 수면의학회 주도로 등교 시간을 30분 늦추자는 캠페인이 벌어진 겁니다. 이후 일부 주에서 도입했지만, 반대 여론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가정입니다.

오전 6시 30분이 되자 아버지가 고교생 아들을 깨우기 시작합니다.

아들이 늘 자정 이후 자다 보니 잠이 부족해 아침마다 잠 깨우는 전쟁을 치릅니다.

[임종필 / 고등학생 학부모 : 맨날 하는 소리가 일찍 자라, 그래야 아침에 덜 피로하다. 그렇다고 해도 그게 안 되나 봐요.]

우리 고교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반으로 적정 수면 시간보다 2시간이나 모자랍니다.

청소년 수면부족은 미국에서도 문제가 됐습니다.

미국 수면의학회 조사결과 청소년의 수면부족은 우울증과 과잉행동 장애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학회 차원에서 '일찍 잠자기 운동'을 추진했는데 실패했습니다.

청소년의 생체리듬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두 청소년 모두 잘 자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수면 뇌파 검사 결과는 뚜렷하게 차이 납니다.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 구간이 깊은 잠에 나타나는 뇌파인데 한 사람에게는 보이는 반면, 다른 사람에게는 없습니다.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된 후에 잠을 잔 경우, 깊은 잠을 잘 수 있고 그전에 자면 깊은 잠을 못 자는 겁니다.

성장 호르몬 역시  깊은 잠을 잘 때 많이 분비됩니다.

그런데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 결과 청소년의 멜라토닌 분비 시간이 성인보다 늦은, 밤 11시 즈음이었습니다.

[조양제 /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 청소년기 같은 경우에는 멜라토닌 분비시간이 좀 늦습니다. 그래서 한 11시쯤에는 아직 활발하게 깨어 있고요. 그 이후부터 서서히 졸리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미 수면학회는 지난 2010년부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로 정책을 변경했고, 일부 주에서 등교 시간을 늦췄습니다.

등교 시간을 30분 늦췄더니 7시간보다 적게 자는 학생 비율이 80% 감소했고 적정 수면 시간만큼 자는 학생 비율도 55%까지 상승했습니다.

[모리스 박사 / 미국 스탠퍼드대학 수면 연구소장 :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산력 있게 활동할 시간에 잠을 자게 됩니다.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주요한 목표를 잃어버리죠.]

하지만, 맞벌이 학부모들의 출퇴근 시간도 늦춰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미국도 일부 주에서만 시행 중인데, 우리의 경우도 확대 시행 전에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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