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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미안하고 미안하다" 팽목항의 쓸쓸한 추석

<앵커>

명절엔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서 함께 웃고 다 같이 즐거워야 하는데 올 추석엔 그럴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진도 팽목항을 KBC 이동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참사의 아픔을 뒤로 한 채 진도 팽목항은 섬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차량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팽목항 등대 길도 모처럼 귀성객들의 희망과 바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고향길에 앞서 등대 길을 거닐며 실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걸린 깃발을 어루만지고 노란 리본에 희망의 메시지도 적어보며 참사의 아픔을 함께합니다.

[이나경/서울시 강남구 :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파서, 저는 너무 죄송해요. 왜냐하면, 그게 어른들의 책임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다 갚아야 하나 싶고….]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행여 오늘은 품에 안을 수 있을까 하는 애타는 마음에 수색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체육관에 남은 가족들도 마주 앉아 명절 음식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던 가족들과의 추억을 되뇌이며 미어지는 가슴을 달래고 또 달랩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 안 좋죠, 좋을 게 뭐가 있어요. 기운도 없고… 빨리 끝나는 게 좋죠. 일분일초라도 여기 있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실종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자원봉사자들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김의덕/자원봉사자 : 짠하죠. 가지도 못하고 저러고 자식들 기다리는 심정은 오죽하겠어요.]

실종자 가족들은 각지에서 명절 음식과 차례상을 제공하겠다는 손길을 두말없이 사양했습니다.

차디찬 바다에서 신음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저 미안하고 어서 품으로 돌아와 달라는 말만 되뇔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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