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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 '물백신' 공급하고 특허료 챙긴 검역본부

검역본부 "생존율 높아져 효능 있다"

<앵커>

지난해 말부터 돼지에게 치명적인 돼지 유행성 설사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공급되는 예방 백신이 전혀 효능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농림부 산하 검역본부는 이런 '물백신'을 공급하면서 특허료를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표언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양돈농가에 방역 비상이 걸렸습니다.

주변 농가에서 PED, 즉 돼지 유행성 설사병이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돈농가 주인 : 60% 이상의 농가가 PED에 걸려서 아픔을 다 겪었어요.]

PED는 어린 돼지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90%를 넘을 만큼 치명적인 3종 가축전염병입니다.

지난 2002년 예방 백신이 개발돼 농가에 공급되고 있지만, 최근 양돈 농가 10곳 가운데 4곳에서 PED가 발병할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규식/양돈농가 주인 : 백신을 놨는데도 후유증들이 많이 발생해서 유산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굉장히 아프죠.]

백신의 효능이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검역본부는 지난 4월부터 한국양돈수의사회, 대한한돈협회와 공동 조사를 벌였습니다.

3개 농장에서 국산 백신과 일본산 제품을 실험한 결과 국산 백신의 설사 예방 효과는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상희/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 설사 증상이 난다는 뜻은 100% 감염이 된다는 것이거든요, 한 마디로 물백신인거죠. 허가가 난다는 자체가 사실 말이 안 되는거죠.]

PED 백신은 검역본부가 원천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은 뒤 제약회사에 공급합니다.

올해만 15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검역본부는 이 과정에서 매년 특허료 명목으로 PED 백신 매출액의 3%, 2천만 원가량을 챙겼습니다.

[검역본부 관계자 : 지난해 4백만 원 받았고 다른 연구자들도 150만 원에서 2백만 원 정도 받았겠죠.]

검역본부는 설사 예방 효과가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감염된 돼지의 생존율이 높아진다며 백신이 유효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돼지가 일단 설사를 하면 품질과 출하에 문제가 생겨 도태시키기 때문에 생존율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농협경제연구소는 올가을부터 PED가 다시 창궐할 것이라고 경고해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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