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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쓰러졌는데…의료진도 '나 몰라라'

<앵커>

중국에서는 사람이 쓰러져 죽어가는데도 모른 체 내버려둬서 사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곳인 병원에서까지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베이징에서 우상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달 19일 후난 성의 한 병원 수납처에 59살 왕웨이윈 씨가 치료비를 내려고 줄을 섭니다.

갑자기 비틀거리더니 벽에 머리를 들이받으며 쓰러졌습니다.

여의사 1명이 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 왕 씨의 청구서만 살펴보더니 수납처에 건네주고 자리를 떠납니다.

[최초 목격 여의사 : 환자가 쓰러져서 죽을 줄은 몰랐어요. 저는 근본적으로 응급조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이후 10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왕 씨를 봤지만 어느 누구도 응급처치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7분 뒤에야 의사 1명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그마저 2분도 채 하지 않고 모두 가버립니다.

왕 씨는 12분 가까이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고 결국 숨졌습니다.

[왕씨 유가족 : 의사와 간호사가 그렇게 오가면서 어느 한 명도 상관 않다니,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냉혹하죠.]

병원 측 해명은 뻔뻔스럽기까지 합니다.

[병원 관계자 : 정상이 아니죠. 비정상이죠. 모든 의료인이 다 그렇게 고상한 것은 아니잖아요?]

중국에서는 이전에도 시민들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못 본 척 지나쳐 사회문제가 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구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의료인까지 응급 환자를 외면한 데 대해 중국 사회는 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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