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푸드뱅크, 가공식품만 '잔뜩'…계란·우유 '텅텅'

<앵커>

식품업체나 개인이 기부한 식품을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주는 푸드뱅크 서비스 들어보셨죠. 참 고마운 제돈데, 아쉬운 게 있습니다. 취약계층이 많이 필요로 하는 신선식품보다는 보관이 쉬운 가공식품에만 기부가 편중되고 있습니다. 이왕 도울 거면 더 필요한 걸로 돕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윤영현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의 푸드뱅크입니다.

하루 평균 100명 정도가 방문하는데, 추석을 앞두고 찾는 이들이 10%가량 늘었습니다.

선반에 놓인 쌀과 밀가루, 라면을 고르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하지만 계란이나 우유를 비롯해 신선식품 진열대는 거의 비어 있습니다.

[푸드뱅크 이용자 : (명절 앞두고 왔는데) 유제품 같은 것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텅 비었네요.]
 
영등포에 있는 이 푸드뱅크도 가공식품 선반은 가득 차 있지만, 신선식품 진열대는 대부분 물과 음료수로 채워져 있습니다.

전국 푸드뱅크 400여 곳 모두 이처럼 신선식품이 늘 부족한 상황입니다.

[김진솔/서울 노원구 푸드뱅크 담당 : 보통기부를 하실 때, 유통기한이 짧게 남은 기간들이 많기 때문에 신선식품은 금방 상할 수 있잖아요. 그거는 기부자 입장에서도 조금 꺼려지시는 부분이 있고]

지난해 푸드뱅크 전체 기부액 1,400억 원 가운데 신선 식품 기부는 0.001%인 1억 2천만 원에 그쳤습니다.

[신금자/서울 영등포구 푸드뱅크 담당 : 많이 부족하죠, 신선 식품이. 어르신들이 계란 찾으시고 우유, 베지밀 이런 것들은 사다 놓을 수 없거든요.]

푸드뱅크 이용자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탈락한 차상위 계층 32만 명 등입니다.

이들은 6명 중 1명꼴로 영양 결핍 상태에 있고, 특히 단백질과 칼슘 등이 크게 부족한 상태로 조사됐습니다.

[문현경/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계란만큼 질 좋은 단백질이 없기 때문에 계란을 무료로 공급해주시면 소득 하위계층에 계신 분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업들에 유통기한이 넉넉하게 남은 신선식품을 기부하도록 유도하고, 그만큼 늘어나는 비용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어상철/한국사회복지협의회 단장 : 식품을 폐기할 경우에 환경 오염도 되고 또 폐기하는 비용도 나가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만큼을 정부에서 세제혜택을 주면 기부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기부자들에게 가공식품보다는 신선식품 기부를 늘려줄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이재경, 영상편집 : 최은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